<여우와 까마귀>

어느 날, 까마귀 한 마리가 농가에서 먹다 남긴 큼직한 치즈 한 조각을 훔쳤습니다.
그리고는 그것을 혼자 조용히 먹기 위하여 뒷산에 있는 커다란 참나무 위로 날아 올라갔습니다.

이때 마침, 나무 밑을 지나가던 여우 한 마리가 그것을 보았습니다.
(그것 참, 먹음직스러운 치즈로구나. 냄새도 그만인데. 저걸 어떻게 해서든지 빼앗아야지. 아직 점심을 못 먹어 배가 고프던 참에 왠 떡이냐.)

이런 생각을 하며 여우는 군침을 삼켰습니다.

그리고는, 참나무 밑으로 바싹 다가가서 꼭대기에 앉아 있는 까마귀를 올려다 보며 말을 붙였습니다.

“까마귀 아가씨, 이제 보니 당신은 참 미인이군요.
아직까지 나는 당신네 집안 따님들이 그렇게 뛰어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군요.
그 훌륭한 눈매라든지, 우단처럼 검고 화려한 깃털이라든지 ….
물론 아가씨는 목소리도 여간 곱지 않겠죠?
그렇다면 새들 사이에서 여왕으로 불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.
실례지만 그 고운 목청으로 노래 한 곡 불러 주시겠어요?”

참말 까마귀 때의 ‘까악까악’ 하는 소리처럼 듣기 싫고 기분 나쁜 소리가 어디 있겠습니까.

그러나, 여우는 다른 생각이 있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아첨을 떨며 칭찬을 하였지요.

그 바람에 까마귀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마음을 턱 놓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.
“까악 까악 까르르 ….”

그 순간 입에 물고 있던 치즈 조각이 그만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.
물론 이것이야 말로 여우가 바라고 있었던 것이었지요.

여우는 그 치즈를 한 입에 꿀꺽 삼켜 버리고는 두 발을 들고 일어서서 나무 위의 까마귀를 향하여 소리쳤습니다.

“까마귀 아가씨, 감사합니다. 확실히 아가씨는 고운 목소리를 가지셨군요.
그러나 아가씨는 지혜가 좀 모자라셔서 탈이군요.
남이 아첨을 할 때는 경계를 해야 하거든요.”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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